루카 23장, 1-49절;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기

모임 주의사항
– 나눔은 남을 가르치거나 토론하는 시간이 아니라 모임 전체를 주관하시는 성령의 놀라운 활동을 감지하는 시간이다.
– 묵상 나눔은 다른 사람을 가르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깨달은 의미를 함께 나누는 것이다. 그러므로 다른 사람의 나눔을 비판하거나 토론해서는 안된다. 자신의 이해력과 지식을 자랑하는 나눔은 바람직하지 않다.
– 이웃 안에 함께 계시면서 말씀의 의미를 밝혀 주시는 성령의 은총을 존중하며, 다른 사람의 나눔을 경청하고 마음에 새긴다.
– 개인적 성격을 띤 나눔 내용은 그룹원이 아닌 다른 사람들에게 비밀로 한다. 모임에서 나눈 개인적 이야기는 외부에 퍼뜨리지 않는게 형제애의 실천이다.
– 발표할 때는 반드시 단수 1일칭(나)으로 해야 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3인칭(그 또는 그들) 이나 복수 1인칭(우리)으로 객관화 시키지 않도록 조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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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기>

✠ 루카가 전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기입니다. 23,1-49

○ 그때에 백성의 원로단, 곧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이 1 일어나 예수님을
빌라도 앞으로 끌고 갔다.
2 그리고 예수님을 고소하기 시작하였다.
▣ “우리는 이자가 우리 민족을 선동한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황제에게 세금을 내지 못하게 막고 자신을 메시아 곧 임금이라고 말합니다.”
3 ○ 빌라도가 예수님께 물었다.
● “당신이 유다인들의 임금이오?”
○ 예수님께서 대답하셨다.
+ “네가 그렇게 말하고 있다.”
4 ○ 빌라도가 수석 사제들과 군중에게 말하였다.
● “나는 이 사람에게서 아무 죄목도 찾지 못하겠소.”
5 ○ 그러나 그들은 완강히 주장하였다.
◎ “이자는 갈릴래아에서 시작하여 이곳에 이르기까지,
온 유다 곳곳에서 백성을 가르치며 선동하고 있습니다.”
6 ○ 이 말을 들은 빌라도는 이 사람이 갈릴래아 사람이냐고 묻더니,
7 예수님께서 헤로데의 관할에 속한 것을 알고 그분을 헤로데에게 보냈다.
그 무렵 헤로데도 예루살렘에 있었다.
8 헤로데는 예수님을 보고 매우 기뻐하였다.
예수님의 소문을 듣고 오래전부터 그분을 보고 싶어 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분께서 일으키시는 어떤 표징이라도 보기를 기대하고 있었던 것이다.
9 그래서 헤로데가 이것저것 물었지만,
예수님께서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으셨다.
10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은 그 곁에 서서 예수님을 신랄하게 고소하였다.
11 헤로데도 자기 군사들과 함께 예수님을 업신여기고 조롱한 다음,
화려한 옷을 입혀 빌라도에게 돌려보냈다.
12 전에는 서로 원수로 지내던 헤로데와 빌라도가 바로 그날에 서로 친구가 되었다.
13 빌라도는 수석 사제들과 지도자들과 백성을 불러 모아 14 그들에게 말하였다.
● “여러분은 이 사람이 백성을 선동한다고 나에게 끌고 왔는데,
보다시피 내가 여러분 앞에서 신문해 보았지만,
이 사람에게서 여러분이 고소한 죄목을 하나도 찾지 못하였소.
15 헤로데가 이 사람을 우리에게 돌려보낸 것을 보면 그도 찾지 못한 것이오.
보다시피 이 사람은 사형을 받아 마땅한 짓을 하나도 저지르지 않았소.
16 그러니 이 사람에게 매질이나 하고 풀어 주겠소.” (17)
18 ○ 수석 사제들과 지도자들과 백성은 일제히 소리를 질렀다.

◎ “그자는 없애고 바라빠를 풀어 주시오.”

19 ○ 바라빠는 예루살렘에서 일어난 반란과 살인으로 감옥에 갇혀 있던 자였다.
20 빌라도는 예수님을 풀어 주고 싶어서 그들에게 다시 이야기하였지만,
21 수석 사제들과 지도자들과 백성은 외쳤다.


◎ “그자를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

22 ○ 빌라도가 세 번째로 그들에게 말하였다.
● “도대체 이 사람이 무슨 나쁜 짓을 하였다는 말이오?
나는 이 사람에게서 사형을 받아 마땅한 죄목을 하나도 찾지 못하였소.
그래서 이 사람에게 매질이나 하고 풀어 주겠소.”
○ 그러자 23 백성이 큰 소리로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다그치며 요구하는데,
그 소리가 점점 거세졌다.
24 마침내 빌라도는 그들의 요구를 들어주기로 결정하였다.
25 그리하여 그는 반란과 살인으로 감옥에 갇혀 있던 자를
그들이 요구하는 대로 풀어 주고,
예수님은 그들의 뜻대로 하라고 넘겨주었다.
26 그들은 예수님을 끌고 가다가, 시골에서 오고 있던 시몬이라는
어떤 키레네 사람을 붙잡아 십자가를 지우고 예수님을 뒤따르게 하였다.


27 백성의 큰 무리도 예수님을 따라갔다.
그 가운데에는 예수님 때문에 가슴을 치며 통곡하는 여자들도 있었다.
28 예수님께서는 그 여자들에게 돌아서서 이르셨다.

+ “예루살렘의 딸들아, 나 때문에 울지 말고 너희와 너희 자녀들 때문에 울어라.

29 보라, ‘아이를 낳지 못하는 여자,
아이를 배어 보지 못하고 젖을 먹여 보지 못한 여자는 행복하여라!’
하고 말할 날이 올 것이다.
30 그때에 사람들은 ‘산들에게 ′우리 위로 무너져 내려라.′하고
언덕들에게 ′우리를 덮어 다오.′할’것이다.
31 푸른 나무가 이러한 일을 당하거든 마른 나무야 어떻게 되겠느냐?”
32 ○ 그들은 다른 두 죄수도 처형하려고 예수님과 함께 끌고 갔다.
33 ‘해골’이라 하는 곳에 이르러
그들은 예수님과 함께 두 죄수도 십자가에 못 박았는데,
하나는 그분의 오른쪽에 다른 하나는 왼쪽에 못 박았다.
34 그때에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 “아버지, 저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저들은 자기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릅니다.”

○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은 자들이 제비를 뽑아
예수님의 겉옷을 나누어 가졌다.
35 백성들은 서서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나 지도자들은 빈정거렸다.

▣ “이자가 다른 이들을 구원하였으니, 정말 하느님의 메시아, 선택된 이라면 자신도 구원해 보라지.”

36 ○ 군사들도 예수님을 조롱하였다. 그들은 예수님께 다가가 신 포도주를 들이대며 37 말하였다.

▣ “네가 유다인들의 임금이라면 너 자신이나 구원해 보아라.”

38 ○ 예수님의 머리 위에는
‘이자는 유다인들의 임금이다.’라는 죄명 패가 붙어 있었다.
39 예수님과 함께 매달린 죄수 하나도 그분을 모독하였다.
● “당신은 메시아가 아니시오? 당신 자신과 우리를 구원해 보시오.”
40 ○ 그러나 다른 죄수는 그를 꾸짖으며 말하였다.
● “같이 처형을 받는 주제에 너는 하느님이 두렵지도 않으냐?
41 우리야 당연히 우리가 저지른 짓에 합당한 벌을 받지만,
이분은 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으셨다.”
42 ○ 그러고 나서 그 죄수가 예수님께 간청하였다.
● “예수님, 선생님의 나라에 들어가실 때 저를 기억해 주십시오.”
43 ○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 “내가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너는 오늘 나와 함께 낙원에 있을 것이다.”

44 ○ 낮 열두 시쯤 되자 어둠이 온 땅에 덮여 오후 세 시까지 계속되었다.
45 해가 어두워진 것이다.
그때에 성전 휘장 한가운데가 두 갈래로 찢어졌다.
46 그리고 예수님께서 큰 소리로 외치셨다.

+ “아버지, ‘제 영을 아버지 손에 맡깁니다.’”

○ 예수님께서는 이 말씀을 하시고 숨을 거두셨다.
<무릎을 꿇고 잠깐 묵상한다.>
47 ○ 그 광경을 보고 있던 백인대장은 하느님을 찬양하며 말하였다
● “정녕 이 사람은 의로운 분이셨다.”
48 ○ 구경하러 몰려들었던 군중도 모두 그 광경을 바라보고 가슴을 치며 돌아갔다.
49 예수님의 모든 친지와 갈릴래아에서부터 그분을 함께 따라온 여자들은
멀찍이 서서 그 모든 일을 지켜보았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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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오늘 교회는 정신을 집중하여 주님의 수난을 묵상합니다. 루카는 주님을 공경하는 마음으로 예수님의 수난을 회상하도록 도와줍니다.
마태오와 마르코와 달리, 루카는 예수님께 침을 뱉고 주먹으로 치며 손찌검하는 행위, 가시나무로 엮은 관을 씌우는 행위, 거짓 증인들에 대하여 들려주지 않습니다. 또 루카는 예수님을 고통받는 의인, 하느님의 뜻에 순종하여 온갖 고통을 받아들이고 다른 이들이 회개하고 하느님과 일치하도록 도와주시는 분의 본보기로 여기며 찬미하는 마음을 보여 줍니다.


번민에 싸이신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하라고 하십니다. 올리브산에서 예수님께서는 몸소 제자들에게 유혹에 빠지지 않으려면 어떻게 기도해야 하는지 보여 주십니다. 기도를 마치신 뒤 예수님께서 다시 “왜 자고 있느냐?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일어나 기도하여라.” 하고 촉구하십니다.
예수님의 관대함과 자비로움은 당신께서 잡히실 때부터 드러납니다. 제자 한 사람이 칼로 대사제의 종을 쳐서 그의 오른쪽 귀를 잘라 버렸을 때 예수님께서 종의 귀에 손을 대어 고쳐 주십니다. 십자가에 못 박히실 때 “아버지, 저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저들은 자기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릅니다.”라고 말씀하십니다. 뉘우치는 죄수에게 “너는 오늘 나와 함께 낙원에 있을 것”이라고 약속하십니다.
이런 표현들은 예수님의 관대하고 인자하신 마음뿐만 아니라 그분께서 거두실 승리의 확신을 보여 줍니다. 수난은 참으로 하느님의 사랑을 가장 위대하게 드러내는 순간입니다. 수난의 상황들은 분명 비극적이지만 사랑으로 극복되고 승리를 거둡니다.(안봉환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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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

1. 마음에 와 닿는 단어나 구절을 이야기 해봅시다.

2. 키레네 사람 시몬은 우연치 않게 예수님의 십자가를 지게 됩니다. 나는 우연히 내게 맡겨진 하느님의 일에 어떤 자세로 임했는지 이야기 해보고 앞으로 그런 우연한 기회가 온다면 어떻게 응답할지 이야기 해봅시다.

3. 군중과 빌라도처럼 분위기에 휩쓸려 정의롭지 못한 행동을 한 경험이 있는지 이야기 해보고 내가 생각하고 있는 신앙적인 진리와 정의 앞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 해봅시다.

4. 결심: 오늘 말씀을 토대로 나는 어떤 생활을 해야될지 이야기 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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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록 동영상, 오늘의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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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묵상

사순 기간 동안 우리가 행했던 회개와 보속이 오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중심으로 모아집니다. 예수님의 십자가는 하느님에 대한 순명이며, 우리 인간과의 유대이고, 그분의 고통이 바로 부활의 영광을 드러냅니다.
오늘 수난 복음에 나오는 올리브 가지는 모든 불행을 극복하는 부적이 아닙니다. 오히려 왕으로 오시는 그리스도를 우리의 구세주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분의 왕권은 보잘것없는 십자가입니다. 바로 이 모욕과 고통, 그리고 버려짐 속에 하느님의 구원 계획이 있습니다. 십자가를 처음 만나면 우리의 신앙이 흔들립니다. 세상에서 가장 의로우신 분이 처형대에 서시는 것이 바로 불의와 폭력으로 가득한 이 세상을 대변해 주는 것 같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신앙 안에서만 십자가의 무능함 안에 계신 하느님의 전능하심을 볼 수 있습니다. 하느님을 극진히 사랑하신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구원하시려고 자유로이 그분의 계획을 받아들이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다른 이들에 의해 죽임을 당하신 것이 아니라, 스스로 사랑으로 가득 찬 온전한 자유로 자신을 바치신 것입니다. 예수님으로 인해 인간의 지혜가 역전됩니다. 십자가로 인해 모든 것이 끝나 버리고, 악이 승리한 것 같지만, 그분의 십자가의 죽음으로 벌써 온 세상에 새로운 질서와 새로운 성전이 건설되는 것입니다. (출저: https://maria.catholic.or.kr)